Project Description
忍
나는 생명과 죽음, 기쁨으로 승화되는 슬픔, 동경에 맞서는 혐오와 같은 딜레마들을 작품에 표현하고자 한다. 나는 삶이 힘들어질때면 속임이 없는 자연으로 돌아간다. 항상 정직하며 평온하고 여전히 견고한 자연은 꾸밈없이 순수하고 호소력있는 대화로 나에게 다가온다.
이번 작품전 인(忍)에서는 버려진 곳에 등장하는 식물들을 소재로 사용하였다. 담장을 넘어온 덩쿨, 들판에 널려진 이름 모를 잡초나 강가의 흐드러진 갈대무리의 강인한 생명력은 곧 인내이다.
누군가의 손과발에 뽑히고 밟혀도 계절이 바뀌면 여지없이 살아나는 저들의 모습은 저항이다. 그렇듯 무의미한 것처럼 얽혀있는 줄기들과 규칙없이 피어난 풀잎들의 형상을 이번 전시에서는 먹색으로만 풀어냈다.
고이 간직해 놓았던 아버지의 유품안에서 수많은 먹과 붓과 한지를 집어들었다. 머리속의 생각을 비워가며 먹을 갈고 종이에 선을 그었다. 그리고 그 종이를 자르고 손으로 직접 종이실을 꼬아서 표면을 채워가는 작업을 하였다. 또한 닥섬유를 철선에 감아서 선이 이루는 공간의 의미를 전하고자 섬유조형물을 제작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흑과백 사이에 존재하는 색들의 울림을 마음에 담아 보고자 한다.
HYE SHIN
이화여자대학교 섬유예술과 학사, 석사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텍스타일디자인 석사
미국 메사추세츠주 우스터아트센터 레지던시작가
미국내 개인전 10회
초대전 단체전 다수
미국 중견작가 그랜트 5회 수상
미국과 한국, 일본의 박물관과 공공건물에 작품소장
현, 미국 플로리다주 메이트랜드 박물관 전속작가
E-mail: orchidhs@me.com